6월초에 한라산을 다녀왔습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이후 꽤나 긴 시간이 지나서 다시 등반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계기는 생각정리 정도라고 보면 되려나... 질서 없이 어지러워진 머리속을 무언가에 집중하면 비워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코스는 관음사 코스로 정했습니다. 성판악이 올라가는길이 다소 지루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관음사 코스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관음사 코스는 실제로 올라가는길이 탁 트이고 예뻐서 올라가는 내내 기분좋은 시간을 선사해주었습니다. 관음사 코스가 성판악에 비해 힘들고 가파르다고 하는데 성인남성이면 크게 무리 없이 갈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산행 초반에는 지루함에 침묵하며 걷다가 갑자기 경관이 탁 트인 부분이 나오더니 그때부터는 마음에 해방감이 들었습니다. 하산후에까지 유지되는 해방감은 아니지만 시원한 바람이 마주하는 순간 맞게되는 그 순간은 분명하게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이래서 산을 찾는걸까 조금은 이해가 되어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마음으로 다시 또 산을 찾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번 산은 이런 마음이었고 아마도 다음 산행은 다른 마음으로 올라가보게 되겠지요.
모든 말을 다 하지 못해서 산을 찾아보고 거기에 조금이라도 덜어내려고 올랐었습니다.
새벽 6시30쯤 도착해서 정상에는 10시 정도에 도달했습니다. 성인남성 걸음으로 빠르게 올라간편이어서 3시간 30정도 소요되었고 내려오는건 10시 30쯤 하산시작해서 1시정도에 출발지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운동화는 등산화, 트래킹화 고루 보면서 준비하려다가 등산일정에 안맞아서 그냥 뉴발란스 990v4운동화를 신고갔는데 크게 무리는 없었습니다. 아마 한라산 정도까지는 운동화로 커버되는 산인듯 싶습니다. 그 이상의 난이도인 산으로 가게되면 저에게는 운동화가 필수일것으로 보입니다. 내려오고나니까 신발이 제법 너덜너덜 해지긴 했더군요.
6월초 날씨도 더웠고, 해가 강하게 뜨면 매우 더운편입니다. 얇은 긴바지를 입고 갔으며 벌레도 그다지 많지 않았어서 반바지 입고 산행해도 되었을것 같습니다. 다만 정상에는 안개가 자욱하고 추운바람이 엄청나 가지고 바람막이를 왜 다들 챙기면 좋다고 한지 알게되었습니다. 반팔, 반바지 차림이라면 안개가득하고 차가운바람 불어대는 한라산에 계속 있기 어려웠을 겁니다.
관음사 코스 입구 초입에서 야영장?이 있는데 여기서 화장실을 잠깐 이용해주고 갑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해가 벌써 밝았어요.
관음사코스 입구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한라산은 출입제한 시간이 있어서 미리 신청한 등산 시간에 맞춰서 입장해야합니다.
미리 등산 신청을 해두면 날아오는 문자메시지를 통해서 QR코드로 입장을 진행합니다.
관음사 코스 초반에는 산이 우거져서 그늘진 코스로 제법 걸어갑니다.
한참 걷다가 이내 다시한번 몸도 풀어주고
나름 자연에 취해봐서 꽃도 한번 찍어보고
관음사코스 오르다보면 어느시점부터 이렇게 탁트인 경관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힘들지만 괜찮은데? 라는 마음으로 오르게됩니다.
이거 한번 보려고 올라왔구나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마치 영남알프스가 생각나는 풍경입니다.
중간에 마지막 화장실을 들려봅니다. 이곳에서 부는 바람이 정말 쾌청한 바람이었습니다.
다리도 건너가고
조금 오르다보니 어느순간 안개가 자욱해지더라구요
한치 앞도 안보일만큼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영화 미스트가 생각나고 강원도 양떼목장이 생각나는 안개였습니다. 안개 자체도 운치 있어서 계속 걷게되었습니다.
중간에 데크에서 잠깐 쉬면서 초코바를 먹기도 했구요
그리고 어느샌간 한라산 정상에 올라와버렸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금방 도달해서 놀랐습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때는 정말 언제올라가고 언제내려가지라는 생각으로 터덜터덜 발걸음을 했었는데 그때보다 체력적으로 성장한건지 머릿속에 그마마큼 복잡한 실타래가 있었던건지 편향되어서 생각을 할 수 는 없지만 어느샌가 도착해서 정산을 밟아보게 되었습니다.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 모두 인증샷을 찍으려고 줄을 길게 서서 있었는데 실제로는 안개가 심해서 인증샷 제대로 찍은 분이 계실까 싶었습니다.
군대 행군이후로 오랜만에 만나보는 고됨후의 컵라면 이었습니다. 맛있긴 정말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군대에서 행군 중에 먹었던 그 맛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산을 오르는 건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고 각기 다른 산들의 가을, 겨울을 한번씩 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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