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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좋은경험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 심리상담 종결 후기

by JUSTDANCE 2023. 1. 18.

# 230117 20회 종결

1월 17일자로 두번째 10회기 상담이 종결되었다. 결코 짧지 않은기간 오랫동안 좋은 상담을 했던 것 같아서 좋았다. 다만 마지막 종결상담에도 풀지 못한 문제들이 존재했었다. 선생님과의 대화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나는 타인과의 관계를 의식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이들과의 관계를 맺어가며 성장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선생님은 외부요인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면의 자기확신으로부터 자신감을 얻고 지금 관계에서도 충분히 좋은 관계로 맺어가며 성장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아마도 나를 지켜보면서 계속해서 이분은 외부요인, 보이는 것, 비춰지는 것에는 신경을 많이 쓰고 내부적으로 마음을 강화시키지 못한다고 계속해서 판단을 내리셨을 것 같다. 

나도 이부분이 상당히 어려웠다. 매 회기 상담은 출석을 잘하면서 가족, 직장, 친구 등의 관계 이야기를 주로 많이 해왔고 그러다보니 자연히 외부관계에 대한 생각이 더 강화되는 부분이 있었다. 다만 중간중간 ‘자기인식’ 등 내면에 대해서 이야기 나눈 부분도 있었지만 이 부분은 내가 충분히 수용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마지막 회기의 선생님이 10회 상담이 끝나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어떻게 생각이 드셨나요!? 라는 질문에 대해서 거의 앞으로 도전을 하며 살 생각입니다. 깊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정도로만 이야기를 했고 이 질문을 내면의 요인으로서 대답하지는 못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충분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서 앞으로 내가 솔직하게 타인을 대하는 것부터 시작해나가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는데 내면적으로는 충분히 강화되지 못한 것 같아서 사실은 아쉬웠다.

나는 상담 너무 좋은 시간이었고 하길 잘했다는 마음이었는데 내면의 확신을 얻지 못하니까 ‘잘해온거 맞나?’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상담선생님이 하신 말씀중에 또 OO씨는 질문에 답변하고 이야기하는데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그거를 계속 필터링해서 아주 적합하고 이상적인 답변을 내놓으려고 하시는 것 같다. 그것보다는 솔직하게 자기 표현하시는게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고, 주변에 벽없이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인간관계를 설정하시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사실 나는 지금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관계는 잘 없는 것 같다. 지금껏 맺어온 인간관계를 유지해오긴했지만 그 안에서도 편하거나 내 감정을 충분히 전달할만한 관계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아… 또 헛살았나’라고까지 생각되는 부분이어서 상당히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마지막 종결상담인데 매듭지어지는 것보다 해야할 게 더 많은 것 같았다. 그래 나 20회동안 정말 내가 그동안 겪지 못한 중요한 시간을 가져와서 너무 좋았어라고 마무리 하면 좋을 것 같았는데, 실상은 내가 나의 내면의 강화를 위해 해왔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라는 물음표를 남기게 되었다. 

빅터프랭클의 책을 읽으면서 삶의 의미를 고민했고 피터비에리 자기결정, 삶의 격 등을 읽고 존엄성 등에 대해서 고민했지만 실제로 적용하면서 마음으로 진정하게 녹여낸 부분이 없다는게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결코 의미없는 시간은 아니었다. 분명 중요한 시간이었다. 이 과정이 있었기에 내가 내면의 강화까지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근데 앞으로 해나가야할 것들이 사실 거대하고 막막한 느낌이 있는건 어찌할 수 없다.

고상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때, 비춰지는 모습에 집착해 최대한 좋은 모습을 만들고 그것을 향유하고 즐기는 사람이 되었는데 이런 모습이 진짜 본인이냐는 질문에, 아무리 외형적이지만은 이런것도 나를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을 제외한 진짜 알맹이를 봐야한다는 이야기에 당혹스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 교정작업이 필요하지만 정말 많은 것들을 덜어내면 그 속에 알맹이인 나는 얼마나 보잘 것 없을 것이며, 그 알맹이 상태에서는 또 어떤식으로 강화를 시켜나가야하는건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정말 많은 작업이 필요하겠구나 느껴질 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매주 한시간씩 20주로서 내가 엄청나게 변화해있길 바라는 것도 큰 욕심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 작업 자체의 진입기에 있는 거지 무언가 끝냈다는 생각이 적용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럼 이제 문제는 상담이 종결된 지금 시점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한다는 거냐에 있다. 먼저 드는 생각은 새로운 센터에서 유료상담을 시작해서 또 다른 상담 경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전 상담에서의 나를 비교해보고    새로운 상담사로부터 나는 어떻게 또 달라지는 지와 새로운 상담사는 어떤 방향성으로 상담을 이끌어내는지, 상담 자체의 외부 요인을 비교해본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큰 수확이 있으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상담이라는 작업이 무엇인지, 대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인지 복수의 경험을 통해 아마 이것도 객관화하여 나에게 이로운 점을 제대로 취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 다른 것은 책을 더욱이 심도있게 많이 읽는 것이다. 인간 탐구는 이미 앞서 살아온 사람들이 다 거친 과정이기 때문에 나는 우선 이를 정제된 결과물을 통해 학습할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도구가 책이라고 생각된다. 책을 읽어서 내면의 세계를 새롭게 확장시킬 필요가 있겠다.

이 글들을 쓰면서 새롭게 놀란지점은 아마 6개월 전에는 해보지 못한 생각이 많은 점이다. 내가 상담을 통해서 사고의 확장이 있었기에 이런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생각도 충분히 하게 된 듯하다. 매우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고민하고 수행해나가야할 것들을 만들어준다는 것에 대해 확실히 값어치 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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