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진짜 지친다.
지치는 느낌이 뭔지 알 것 같다.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무력감이 든다.
작년 나의 선택을 많이 후회한다. 정말 나를 잘 아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해보지 못한 것도 후회스럽다.
조언은 그마만큼 무거운거라 생각된다. 나는 나의 생각을 곧이 곧대로 전하는 걸 지양하는 편이다. 누군가에게 말을 건넬 때 나는 그 사람으로 1초도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함부로 말 할 수가 없다. 말은 무서운 힘이 있고 타인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다.
나이가 드니 친절하게 다가와주는 사람보다 거리감 두고 그자리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눈이 간다. 서툴고 사려깊은 사람들이 대게 그런 모습이다. 그런 모습들이 더 애잔하고 애틋하다.
정말 지친다. 가끔 군대 생각을 한다. 그때가 오히려 내가 보호받았다는 느낌이 든다. 부조리하고 비이성적인 조직임에도 그 안에서 부대원들이랑 지내던 시간들이 아련하다. 여름, 논이 펼쳐진 부대앞에서 3km 구보하고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을 때 느껴지는 기분좋음이 기억이 난다. 돌아가고 싶다.
아마도 온전히 혼자였으면 이렇게 고립된 마음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족이 있어 힘을 내야겠다 싶지만 힘을 들게 하는 것도 사실 가족이다. 양면성이 있는 듯 하다. 부모가 늙는 것을 보고 있는 것도 힘이드는 일이다. 무력감에 많이 사로잡힌다.
인생에 대해서 아는척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 분위기에 휩쓸리고 싶지도 않다. 내 마음 편하게 그렇게 가고싶다(편한적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군대가 가장 마음이 편했다/오늘 하루만 잘 보내면 됐기 때문에). 힘든 사람들에게 섣부른 위로도 하고 싶지 않다. 그냥 묵묵히 들어주고 '그랬구나'라고 해주는게 내게는 가장 좋은 위로다.
'맘에도 없는 말은 이제 하지 말자 "살다 보면 말이야..."
아이처럼 불꽃놀이를 하고 싶어
소중한 건 변해갈수록 내 곁에 변함없는 것'
지치고 돌아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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